시스템 모델링의 철학적 고찰 - 귀납과 연역, 데이터와 지식, 그리고 완전한 모델을 향한 탐구
rule-based modeling과 data-driven modeling을 비교하며 시스템 모델링의 접근 방식에 대한 고찰
이 포스팅은 25년도 광주과학기술원(GIST) 석사과정을 진행하는 제 연구 주제와 관련된 정리글입니다.
0. 들어가는 말: 모델과 현실의 간극
“모든 모델은 틀렸다. 몇몇만 유용할 따름이다.” - 조지 박스(George Box)
어떤 시스템이든 우리가 만드는 모델(model)은 현실을 축약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통계학자 조지 박스(George Box)의 말대로 어떤 모델도 현실의 복잡성을 완벽히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잘 만든 모델은 여전히 유용한 도구로 쓰이죠.
철학자 알프레드 코지브스키가 일찍이 “지도(map)는 결코 그 지도가 나타내는 영토(territory)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처럼, 우리의 모델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을 표상하는 불완전한 지도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과학과 공학, 일상적 판단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모델을 만들고 활용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모델이 현실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이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귀납과 연역, 데이터와 지식이라는 인식론적 문제와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모델링을 이해하려면 인간의 두 가지 기본 추론 방법인 연역(deduction)과 귀납(induction)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역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정립된 방법으로, 일반 원리로부터 개별 사실을 논리적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입니다. 반면 귀납은 프란시스 베이컨 이후 강조된 방법으로, 개별적인 관찰 사례들로부터 일반적인 법칙이나 패턴을 추정해냅니다. 예를 들어, 뉴턴이 만유인력이라는 일반 법칙을 연역적 수학 모델로 전개했다면, 다윈은 다양한 생물 개체 관찰로부터 종의 기원을 귀납적으로 추론했습니다.
이렇듯 연역과 귀납은 모델을 만드는 서로 다른 경로를 제공하지만,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귀납에는 논리적 필연성이 부족하다고 회의했습니다. 과거의 관찰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항상 안고 있으며, 과거의 패턴이 반드시 미래에도 들어맞는 보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흄의 지적 이후로도 과학 철학과 인지과학에서는 귀납의 불완전성을 어떻게 보완할지 많은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그 대안 중 하나로 팝퍼는 반증 가능성(falsifiability)을 과학 이론의 기준으로 삼아, 연역적으로 도출된 예측이 반증될 때 이론을 수정하는 식으로 귀납의 한계를 메우자고 제안했습니다. 결국 모델링의 역사는 이러한 귀납적 학습과 연역적 검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화시키느냐의 역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스템 모델링의 행위 자체를 철학적으로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특히 (1) 귀납과 연역이 완전한 시스템 분석과 모델링에 각각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2) 현대의 시스템 모델링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두 접근법 중 무엇이 주류를 이루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3) 데이터만으로 완벽한 모델링이 가능한지에 대한 이론적·실무적 한계를 짚어보겠습니다. 또한 (4) 고전적인 데이터–정보–지식–지혜(DIKW) 피라미드 관점에서 데이터 기반(data-driven) 대 규칙 기반(rule-based) 모델링 접근의 철학적·실용적 장단점을 비교하고, (5)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AGI(범용인공지능)와 디지털 트윈이 요구하는 ‘모델의 완전성’ 혹은 ‘표상의 충실도’란 관점에서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1. 귀납과 연역: 두 가지 길, 하나의 목표
연역과 귀납은 표면적으로 정반대 방향의 추론처럼 보이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모델링하는 데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합니다. 연역적 접근은 먼저 이론적 가설이나 전제(一般)를 세운 후, 거기서 논리적으로 특정 현상(個別)을 예측하거나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물리학에서 기본 방정식을 세우고 특정 상황에 적용해 결과를 계산하는 과정이 이에 해당합니다.
연역의 장점은 논리의 엄밀함에 있습니다. 전제가 참이라면 결론도 반드시 참이므로, 잘 확립된 이론이나 법칙이 있다면 연역은 강력한 예측 도구가 됩니다. 그러나 단점은 초기 전제나 법칙이 부정확하거나 누락되면 그대로 틀린 결론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즉, 연역은 Garbage In, Garbage Out의 위험을 늘 안고 있습니다.
반면 귀납적 접근은 구체적 데이터와 사례들(個別)에서 출발하여 거기서 패턴이나 일반화(一般)를 찾아냅니다. 과학적 발견에서 관찰과 실험을 통해 새로운 법칙을 귀납하는 과정이 이에 속합니다. 귀납의 강점은 경험 기반의 유연성에 있습니다. 명확한 이론이 없어도 다량의 데이터만 있다면 통계적 경향을 찾아내어 미래를 예측하거나 미지의 현상을 설명할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대 기계학습(머신러닝)의 대부분 알고리즘이 이러한 귀납적 원리에 기반하며, 불완전하거나 불확실한 데이터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귀납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과적합(overfitting) 문제처럼 관찰된 데이터에 지나치게 특화된 모델은 새로운 상황에 일반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귀납적으로 도출된 지식은 어디까지나 확률적인 추론이기에 절대적 참을 보장하지 못하며, 흄의 문제(검은 백조가 나타나기 전까지 백조는 모두 하얗다고 믿는 오류)처럼 언제나 반례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러셀의 칠면조. 귀납법의 문제를 쉽게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따라서 온전한 모델링을 위해서는 연역과 귀납의 조화로운 결합이 중요합니다. 인간은 인지과정에서 두 가지 추론을 자연스럽게 통합합니다. 실제로 “인간은 구체적 사례에서 일반 규칙을 귀납하고, 그 규칙을 다시 새로운 상황에 연역적으로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과학 연구도 관찰을 통해 이론을 세우고(귀납), 그 이론으로부터 예측을 만들어 실험을 통해 확인(연역)하는 가설-검증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귀납은 모델을 형성하는 데, 연역은 모델을 활용하고 검증하는 데 각각 핵심적입니다. 가령 복잡한 시스템을 모델링할 때, 먼저 데이터 관찰로부터 모델의 구조나 파라미터를 학습(귀납)하고, 이렇게 얻은 모델이 예측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도출하여 실제 현상과 맞는지 확인하는(연역) 식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특정 사례에서 일반 원리를 귀납적으로 추론한 다음, 그 원리를 활용해 개별 문제를 연역적으로 해결한다”는 인간식 접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귀납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는 상상력을, 연역은 만들어진 모델에 기반한 분석과 예측의 힘을 제공합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현실의 복잡다단한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우며, 창의적 귀납과 엄밀한 연역의 선순환적 결합이 완전한 모델링에 필수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뒤에서 살필 인공지능과 디지털 트윈의 사례에서도 핵심 교훈으로 등장합니다.
2. 현대 AI 모델링의 경향: 귀납적 접근의 부상
20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인공지능(AI) 연구의 역사를 돌아보면, 지식 기반의 연역적 AI에서 데이터 기반의 귀납적 AI로의 큰 전환이 있었습니다. 초창기 AI는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논리 규칙으로 정형화한 전문가 시스템 등 symbolic AI(기호주의 AI)가 주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기호와 규칙을 통해 세상을 표현하고 추론했기에, 이론적으로는 인간 수준의 논리적 추론 능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Symbolic AI의 장점은 사람이 이해하는 명시적 지식을 그대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가 지식 베이스에 저장된 사실과 규칙을 연역적으로 추론해나가므로, 추론 과정이 투명하고 결과를 설명하기도 비교적 쉽습니다. 또한 적은 수의 사례만 있어도 규칙을 작성하면 되기에, 방대한 데이터 없이도 동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지식을 입력해야 하므로 지식 공학의 병목이 발생했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예외와 맥락을 규칙으로 포괄하기 어려워 시스템이 취약해졌습니다. 무엇보다 현실의 데이터에는 모호함과 노이즈가 많기 때문에, 엄격한 논리 규칙만으로는 예외 상황에 대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전문가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입력에 쉽게 실패하거나 유지보수에 큰 비용이 드는 문제가 나타났고, 1980년대 후반 AI에 대한 회의(이른바 AI 겨울)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1990년대 이후 부흥한 것이 인간 두뇌의 연상을 모방한 connectionist AI(연결주의 AI), 즉 기계학습과 인공신경망 접근입니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 발전하고 디지털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현대 AI는 대체로 거대한 데이터셋으로부터 패턴을 학습하는 귀납적 접근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기계 번역 등 분야에서 인간이 일일이 규칙을 프로그래밍하지 않아도, 다량의 데이터로부터 통계적 상관관계를 학습한 모델이 놀라운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결주의 AI의 성공 요인은, 연역적 규칙 기반으로는 다루기 복잡한 문제를 확률적 모델로 근사하여 풀기 때문입니다. 이는 불완전한 현실 데이터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유용한 예측을 뽑아내는 전략으로, 오늘날 자율주행, 의료영상 진단, 챗봇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왜 현대 AI는 귀납에 무게를 두게 되었을까요?
첫째 이유는 데이터 가용성의 혁명입니다. 인터넷과 센서의 발달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량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이를 활용하지 않고는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중심 접근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미세한 패턴도 발견하게 해주었습니다.
둘째로, 계산자원의 발전으로 복잡한 통계 모델을 학습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계산 제약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거대한 신경망도 지금은 GPU를 통해 학습 가능합니다.
셋째로, 지식 획득의 어려움입니다. 사람 전문가의 지식을 일일이 코드화하는 작업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때로는 암묵지(tacit knowledge) 때문에 공식화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기계학습은 이러한 지식을 데이터에서 자동 추출해냅니다.
넷째로, 범용성의 문제입니다. 연역적 모델은 특정 도메인에 특화되지만, 귀납적 모델 (예: 딥러닝)은 적절한 데이터만 주어지면 영상, 음성, 자연어 등 다양한 도메인에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현대 AI 연구는 경험적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다만 귀납 일변도의 접근에도 어두운 면이 있습니다. 최근 거대 언어 모델(LLM) 같은 사례를 보면,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이 문장 생성이나 질문 답변에서 대단한 능력을 보이지만 때때로 상식에 어긋나는 오류를 범하는 일이 보고됩니다. 이는 데이터 패턴에 의존한 모델이 인과적 추론이나 논리적 일관성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예입니다. 또 딥러닝 모델은 결과에 대한 설명 가능성이 낮아 “왜 이런 판단을 했는가”를 인간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다시 지식과 논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0년대에 들어 **신경-기호 혼합(neuro-symbolic)**이나 하이브리드 AI라고 불리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통계적 학습(귀납)**의 장점과 **기호 논리 추론(연역)**의 강점을 통합하려는 시도입니다. 사람처럼 유연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AI, 즉 강한 인공지능 또는 AGI를 향한 여정에서, 연역과 귀납의 균형 잡힌 활용이 다시 한 번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3. 데이터만으로 완벽한 모델링이 가능한가?
기계학습은 데이터(point)로 원리(function)를 거꾸로 모델링하는 function fitting 과정이다.
현대의 데이터 중심 모델링 흐름은 때로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라는 낙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충분한 데이터와 계산 능력이 있다면, 복잡한 이론 모델 없이도 상관관계로부터 유용한 예측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죠. 실제로 구글 등은 언어 번역에서 문법 규칙을 몰라도 통계적 패턴만으로 번역을 해내는 등, 모델 없는 모델링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만으로 과연 “완벽한” 모델링이 가능한가?에 대해선 신중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론적 한계와 실무적 한계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론적 한계를 보겠습니다. 철학적으로 볼 때, 귀납법에는 논리적 불완전성이 내재해 있습니다. 흄 이래 지적되어 온 “인과의 문제”를 떠올려 봅시다. 백 마리의 백조를 봤어도 다음 백조가 검은 색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듯, 경험 데이터만으로는 자연의 보편 법칙을 100% 확증할 수 없습니다. 오직 연역적 추론만이 결론의 필연적 참을 담보하지만, 연역은 앞서 말했듯 전제가 참일 때만 유효하므로 결국 전제 설정에는 또 귀납적 경험이나 직관이 필요합니다. 넓게 보면 우리는 연역=명제의 타당성, 귀납=전제의 진실성 추정이라는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진리를 얻는데, 데이터만으로는 전자 측면이 결여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는 머신러닝 모델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든 미래의 불확실성이나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불안 요소가 남음을 뜻합니다. 뉴먼 등의 지적처럼 “진리는 매우 복잡하여 결국 모든 모델은 근사치일 수밖에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결국 완벽에 가까운 모델을 추구하려면 경험적 귀납뿐 아니라, 이론의 엄밀성과 검증 가능한 예측이라는 연역의 장치를 곁들여야 한다는 교훈이 도출됩니다.
다음으로 실무적 한계를 보죠. 데이터만으로 모델링할 때 흔히 마주치는 문제는 데이터 편향과 과적합입니다. 현실에서 얻는 데이터는 때때로 편향되거나 불완전합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AI를 학습시킬 때, 눈 내린 도로나 드문 교통 상황 데이터가 부족하다면 그 경우에 모델은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과적합 문제처럼 모델이 학습 데이터의 노이즈까지 기억해버리면 새로운 상황에서 엉뚱한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혼동도 실무적 위험입니다. 빅데이터를 마이닝하면 통계적으로 강한 상관관계가 많이 나오지만, 그것이 실제 인과 구조를 반영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모델 없는 데이터는 소음에 불과하다”는 지적처럼, 데이터로부터 패턴을 찾았다 해도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컨대 어느 병원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 사고 건수가 높은 상관을 보인다고 해서, 아이스크림이 익사의 원인이라고 결론내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데이터 해석에는 이론적 가설과 검증 절차가 병행되어야 상관관계의 함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데이터만으로 모델링을 추구하는 접근은 최근 AI의 눈부신 성공을 이끌어왔지만, 그것이 완전한 모델링의 만능열쇠는 아님이 분명합니다. “충분한 데이터가 있으면 숫자가 스스로 말할 것이다”라는 낙관에 대해, Box의 격언은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립니다: 모든 모델(데이터 모델 포함)은 현실과 다르며, 다만 유용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데이터 그 자체의 양이 아니라, 데이터로부터 어떤 정보와 지식을 끌어내느냐입니다. 이제 다음 장에서 이러한 맥락을 DIKW 피라미드 개념을 통해 좀 더 구조적으로 살펴보고, 데이터 주도 vs 지식 주도 모델링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겠습니다.
4. 데이터 vs. 지식: DIKW 피라미드로 본 두 접근법
DIKW 피라미드는 Data(데이터)–Information(정보)–Knowledge(지식)–Wisdom(지혜)의 4단계로 구성된 정보 계층 모델입니다. 가장 아래층인 데이터는 가공되지 않은 사실의 원자들로, 그 자체로는 맥락이나 의미가 없는 raw data입니다. 예를 들어 센서가 수집한 온도 수치나 개별 거래 기록들은 그 자체로는 무작위 나열에 불과합니다. 이 데이터가 패턴을 가지거나 정리되면 비로소 정보가 됩니다. 정보란 데이터를 해석 가능하도록 구조화하여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문맥이 추가된 데이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의 예에서 개별 거래 기록들을 모아 “월별 판매 추이”를 뽑아낸다면, 이는 단순한 데이터 묶음이 아니라 유의미한 인사이트(insight)가 된 정보입니다. 그 다음 단계인 지식은 정보들을 종합하여 일반화된 이해나 원리를 이끌어낸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무엇이 그러한가를 넘어 왜 그런가를 아는 수준입니다. 예컨대 판매 추이 정보로부터 “계절에 따라 수요가 변한다”는 원인을 파악했다면 이는 하나의 지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지혜는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통찰과 판단력을 갖춘 경지를 뜻합니다. 지혜 단계에서는 무엇이 왜 그런지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런 지식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분별력까지 포함합니다. 조직 경영에서 의사결정자가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모두 고려하여 최적의 전략을 세우는 모습을 떠올리면 지혜의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계층 모델은 데이터 기반 접근과 규칙/지식 기반 접근의 차이를 조명하는 데 유용합니다. 데이터 기반(data-driven) 모델링은 DIKW 피라미드의 하위 단계에 초점을 맞춥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거기서 자동으로 패턴(정보)을 추출하여 예측을 수행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딥러닝 알고리즘은 대량의 데이터에서 통계적 규칙을 학습하지만, 그 결과로 얻어지는 것은 암묵적인 패턴일 뿐 사람처럼 명시적으로 “지식”으로 표현되지는 않습니다. 데이터 기반 모델은 많은 경우 “지식 부재의 지능”이라 불리는데, 이는 경험적 패턴에 의존할 뿐 그 배후의 원리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규칙 기반(rule-based) 모델링은 DIKW의 상위 단계를 이용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전문가의 지식이나 규칙(knowledge 혹은 wisdom에 해당하는)을 모델에 넣고, 이를 토대로 추론을 전개합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 시스템은 인간 전문가의 의사결정 규칙을 컴퓨터가 활용할 수 있게 코딩한 것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지혜를 기계에 이식한 셈입니다. 이처럼 규칙 기반 접근은 인간이 이해한 원리를 활용하므로 결과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고, 비교적 적은 데이터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실용적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상황에서 기존 지식으로 커버되지 않는 경우 쉽게 한계를 드러내며(지식의 폐쇄성), 인간이 일일이 규칙을 업데이트해주지 않는 한 자체 학습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두 접근법의 철학적 배경을 따져보면, 이는 오래된 경험론 vs. 합리론의 대립과도 상통합니다. 경험론적 입장은 충분한 경험자료(데이터)가 지식을 만든다고 보고, 합리론적 입장은 인간 이성에 내재한 논리와 원리가 지식을 구성한다고 봅니다. 데이터 기반 AI는 현대판 경험주의의 산물이고, 지식 기반 AI는 현대판 합리주의의 구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20세기 중후반 AI 초기 연구자들은 논리와 추론(합리론의 방법론)을 중시했으나, 이후 경험적 기계학습이 성과를 내자 다시 경험 데이터 자체의 힘을 신뢰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철학자 칸트가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이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고 갈파한 이래, 지식은 경험과 이성의 융합 산물이라는 통합론적 시각이 설득력을 가져왔습니다. 마찬가지로 데이터와 지식의 통합이야말로 견실한 모델링의 바탕임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양 접근법의 실용적 장단점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중심 모델링의 장점: (a) 범용성 & 자기적응력 – 다양한 분야에 동일 알고리즘을 적용 가능하고, 새로운 데이터로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함. (b) 모델링 비용 절감 – 명시적 규칙 작성 불필요, 데이터만 확보되면 모델 생성이 자동화됨. (c) 복잡한 패턴 탐지 – 인간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미묘한 상관관계도 포착하여 예측에 활용할 수 있음.
데이터 중심 모델링의 단점: (a) 데이터 의존성 – 품질 좋은 대량의 데이터 없이는 성능이 담보되지 않으며, 데이터 편향이 그대로 모델 편향으로 이어짐. (b) 해석 불가능성(블랙박스) – 모델이 내부에서 무엇을 학습했는지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워 신뢰나 책임 추궁에 한계. (c) 인과 이해의 부족 – 상관관계는 학습해도 그 원리를 스스로 터득하지 못해, 예상 밖 상황에서 실패하거나 오류 수정이 어려움.
규칙 기반 모델링의 장점: (a) 도메인 전문성 반영 –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직접 코드화하므로 높은 수준의 배경지식과 지혜를 바로 활용. (b) 결과의 설명력 –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논리적 경로를 추적 가능하여 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이 높음. (c) 적은 데이터 의존 – 이론적으로는 알고리즘이 몇 가지 원리만 알아도 되므로, 방대한 훈련데이터 없이도 작동할 수 있음.
규칙 기반 모델링의 단점: (a) 지식 획득의 어려움 – 시스템에 넣을 지식을 사람이 모두 알아야 하며, 새로운 지식이 생길 때마다 수작업으로 추가해야 함(지식 획득 병목). (b) 유연성 부족 – 규칙에 없거나 모순되는 상황에 처하면 대처 못 하고 실패하기 쉬우며, 학습을 통해 자기개선하지 못함. (c) 스케일 한계 – 현실 세계의 방대한 지식을 일일이 입력하고 유지보수하기 어려워, 시스템이 커질수록 개발 비용과 복잡성이 폭증함.
결국 실제 모델링 프로젝트에서는 두 접근법을 적절히 결합하는 전략이 많이 쓰입니다. 예컨대 복잡한 공학 시스템을 디지털 트윈으로 모델링한다고 할 때, 한편으로는 물리 법칙(규칙 기반 모델링)을 사용해 모델의 뼈대를 세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실측 데이터(데이터 기반 모델링)로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며 동적으로 보정하는 식입니다. 이는 아래 AGI와 디지털 트윈 논의와도 밀접히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DIKW 관점에서 데이터→정보 단계는 기계가, 지식→지혜 단계는 사람이 맡는 식의 협업도 가능하며, 궁극적으로는 기계가 데이터부터 지혜까지 아울러 다룰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AGI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현재 AI 연구자들이 “뉴로-심볼릭 AI”, 즉 기호기반 지식과 데이터기반 학습을 통합한 최고의 하이브리드를 꿈꾸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5. AGI와 디지털 트윈이 제기하는 ‘완전한 모델’의 문제
앞서 살핀 이론들을 모두 종합해볼 때,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는 두 분야는 모델의 완전성에 관한 흥미로운 물음을 던집니다. AGI는 인간 수준의 범용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을 뜻하고,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물리 시스템과 쌍둥이처럼 일치하는 고충실도 가상 모델을 의미합니다. 둘 다 높은 충실도와 보편적 포괄성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는 결국 “우리의 모델이 얼마나 현실과 똑같을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물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먼저 디지털 트윈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 설비, 항공기 엔진, 심지어 인간 장기의 동작까지 실제 물리 시스템을 컴퓨터 속에 그대로 재현하여,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 예측에 활용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때 성공의 열쇠는 모델의 충실도(fidelity)입니다. 이상적인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상태와 행동을 한치 오차 없이 모사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므로 얼마나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는지가 관건입니다. 학계에서는 디지털 트윈의 충실도를 평가하기 위해 Identicality(동일성)라는 개념을 도입해, 몇 가지 요소로 분해해 봅니다. 그 중 중요한 요소가 Completeness(완전성)인데, 이는 “물리 시스템의 정보를 모델이 얼마나 누락 없이 담고 있는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현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과 변수들을 모델이 모두 포괄하고 있으면 완전성이 높고, 일부만 커버하면 낮습니다. 이외에도 Trueness(진실성)와 Precision(정밀성)으로 모델이 현실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히 재현하는지 측정하고, Latency(지연)로 물리 세계와 모델 사이의 동기화 정도를 평가합니다. 이런 평가틀이 시사하듯, 디지털 트윈의 완전성은 단순히 “모든 것을 모델에 넣자”가 아니라, 모델이 목적에 맞게 충분한 요소를 포함하는지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복잡계를 모델링할 때 너무 세부적인 것까지 모두 포함하면, 모델이 현실만큼이나 복잡해져 쓸모를 잃는다는 보니니의 역설(Bonini’s paradox)이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유용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얼마나 충실히 현실을 닮게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연역적 지식과 귀납적 데이터의 결합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엔진의 디지털 트윈을 만든다면, 물리 법칙과 공학적 1차 방정식들은 연역적 모델의 형태로 적용하고, 실시간 센서 데이터는 귀납적으로 통계 모델에 학습시켜 두 접근법을 혼합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모델의 예측이 현실을 잘 추적하면서도, 데이터가 없는 영역에서는 물리 기반 보간으로 빈틈을 메울 수 있습니다. 완전성을 높이려다 보면 고려해야 할 변수와 상호작용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므로, 인간 전문가의 도메인 지식(지혜)으로 중요한 요소에 가중치를 두고 덜 중요한 것은 단순화하는 작업도 병행됩니다. 결국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 얻는 통찰은: “완전한 모델이란 맥락과 목적이 정해준 범위 내에서의 완전성일 뿐, 맥락을 벗어난 절대적 완전성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지도는 그 쓰임새에 맞게 자세하거나 혹은 단순하게 그리면 되는 것이지, 굳이 지도 속에 모든 모래알까지 그려넣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하는 목적(예측, 제어 등)에 비추어 충분히 정확하고 일관된 표상을 얻는 일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AGI(범용인공지능)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AGI는 제한된 과제만 잘하는 협의의 AI들과 달리, 사람처럼 다방면의 지능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AI를 말합니다. 이는 곧 한정된 도메인의 모델을 넘어 세상 전반에 대한 포괄적 모델을 AI 내부에 구축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인간 지능이 세계에 대한 방대한 상식과 직관, 이론들을 종합적으로 동원해 문제를 푸는 것을 생각해보면, AGI도 유사한 월드 모델(world model)을 가지고 상황에 맞게 사고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의 좁은 AI들은 데이터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고성능을 내지만, 한계를 벗어나면 무력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바둑 AI는 바둑은 잘 두지만 장기는 못 두고, 고양이 인식하는 비전 AI는 고양이 사진에 약간의 노이즈만 넣어도 못 알아보는 취약성이 있습니다. 이는 곧 일반성을 위한 모델, 즉 AGI를 향한 모델은 지금의 전공지능들이 가진 개별 모델들을 상위에서 아우르는 거대한 통합이 필요함을 뜻합니다. 이 통합을 이루는 방법론으로 현재 가장 각광받는 것이 앞서 언급한 뉴로-기호 융합입니다. 인간 뇌를 연구하는 인지과학자들도 “사람의 사고에는 연상적이고 직관적인 System 1 과정과, 논리적이고 느린 System 2 과정이 모두 작용하며, 이 둘이 끊임없이 협력한다”고 설명합니다. 시스템 1은 경험에 기반한 빠른 귀납적 직관이고, 시스템 2는 언어와 논리에 기반한 연역적 숙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System 1과 System 2의 적절한 상호작용이 인간 지능의 열쇠”라는 연구 결과는, AGI 설계에도 시사점을 줍니다. 요컨대 AGI가 인간 수준의 일반 지능을 가지려면,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한 직관과 탄탄한 지식 기반의 추론을 결합해야 하며, 맥락에 따라 두 시스템을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곧 AGI 내부에 내재된 세계 모델이 단순한 통계적 모형이 아니라, 데이터로부터 획득한 패턴과 인간이 축적한 지식을 모두 담은 복합 구조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최근 거대 언어 모델이 방대한 텍스트 코퍼스를 학습해 상식의 일부를 흡수하고 있는 시도나, 한편으로 지식을 그래프로 저장해 추론하는 시도가 모두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모델에 대한 논의를 철학적으로 조망해 보면, “모든 것은 모델이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의 두뇌 자체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부에서 표상(representation)을 만들어 받아들인다는 인지과학의 통찰에서 보듯이, 인간 역시 일종의 끊임없이 자기 갱신되는 모델을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AGI 개발은 인간 모델링의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은 현실 시스템을 이차적으로 메타-모델링하는 행위입니다. 결국 모델의 완전성 문제는 인식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완벽한 표상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유용한 불완전성을 선택하며 진보해왔습니다. AI도 마찬가지로, 완전한 지능을 향해 가는 길은 완전하지 않은 모델들을 계열적으로 개선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접근법에 치우치지 않고 귀납과 연역, 데이터와 지식의 두 축을 균형 있게 활용하며, 필요에 따라 새로운 제3의 접근(예컨대 abductive reasoning, 귀추법적 추론)도 모색하는 열린 자세일 것입니다.
6. 맺음말: 모형이라는 언어로 세상을 말하기
시스템 모델링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몇 가지 핵심 통찰을 얻었습니다. 첫째, 모델은 현실의 언어라는 점입니다. 언어에 문법과 어휘가 있듯, 모델에도 연역의 문법과 귀납의 어휘가 있습니다. 두 방식이 조화를 이룰 때 모델은 비로소 풍부한 표현력을 갖게 됩니다. 둘째, 데이터와 지식은 모델링의 양대 영양소입니다. 데이터가 경험적 근거를 제공한다면, 지식은 해석과 맥락을 부여합니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영양 불균형 상태의 모델이 되기 쉽습니다. 셋째, 완전한 모델이란 존재하기 어렵지만, 목표로서 추구할 만한 이상(asymptote)입니다. 완전성을 완벽히 이루진 못해도 그 방향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델의 충실도(fidelity)는 높아집니다. George Box의 말대로 모든 모델이 틀리다는 겸허함을 가지면서도, 끊임없이 더 덜 틀린 (곧 더 유용한) 모델을 향해 나아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넷째, AGI와 디지털 트윈이라는 사례가 보여주듯, 높은 지능이나 정밀한 시뮬레이션일수록 하나의 접근법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한다는 사실입니다. 지능의 일반화와 모델의 고충실도는 모두 복잡계를 다루는 문제이고, 복잡계는 다양한 관점과 기법을 필요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모델링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결국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왜 모델을 만들고자 할까요? 불확실한 세계에서 예측과 통제를 통해 지혜롭게 행동하고자 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델링은 지혜(wisdom)를 향한 여정의 일부입니다.
맺으며, 시스템 모델링이란 행위는 단순히 엔지니어링 기법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귀납의 눈으로 데이터를 통해 배우고, 연역의 손으로 논리적 구조를 세우며, 데이터의 바다에서 정보를 구하고 지식의 산을 쌓아 마침내 실천적 지혜를 얻는 과정 – 이것이 모델링의 미덕입니다. 우리는 결코 현실 그 자체를 다 소유할 수는 없겠지만, 좋은 모델을 통해 현실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모델이란, 겸손한 귀납과 치밀한 연역이 만날 때 비로소 탄생할 것입니다. 현실이라는 큰 책을 해독하는 우리의 작은 언어인 모델을 더욱 풍부하게 가꾸어 나갈 때, AGI든 디지털 트윈이든 그 무엇이든, 우리는 한 걸음 더 현명하게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및 자료
- Box, G. 등: All models are wrong 관련 논의
- Goodman, N.: The Riddle of Induction (귀납의 수수께끼)
- Simudyne 자료: AI-Powered Simulation (LLM과 ABM의 결합, 귀납·연역 통합 사례)
- Wang, W. 등: Towards Data-and Knowledge-Driven AI (Neuro-Symbolic AI 동향 보고서)
- Bansal, V.: Inductive and Deductive Reasoning in AI (귀납·연역 정의와 비교)
- DIKW 모델 관련: PPCexpo 블로그 Data vs Information vs Knowledge
- Digital Twin 관련: INCOSE 정의 및 동일성 평가 연구
- 기타 인용은 본문 각주에 표시되었습니다.